엔도 슈사쿠 대표작 《침묵》(沈默)은 그에게 다니자키 상을 안겨준 작품으로서
 
오랫동안 신학적 주제가 되어 온“하느님은 고통의 순간에 어디 계신가?”

라는 문제를 17세기 일본의 기독교 박해 상황을 토대로 진지하면서도

생동감 있게 그려냈다.

신앙을 부인해야만 살 수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고민하는 인물들의

대한 심리에 대한 묘사가 치밀하다는 평을 듣고 있으며
 
절제된 고전 기법으로 묘사된 등장인물들의 시련, 일본 문화와 지극히

서양적인 종교 양식의 미묘한 대립 등을 눈여겨볼 만하다.

포르투갈인 예수회 선교사 세바스티안 로드리고가 일본에 파견된

자기 스승이 배교했다는 소식을 듣고 박해 시기의

일본에 들어가 숨어서 선교활동을 하다가 체포되어 배교하기까지의

고뇌와 고통을 그리고 있다.

영어ㆍ독일어ㆍ프랑스어 등 세계 여러 나라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다.

이 책은 신에 대한 사랑과 인간에 대한 사랑의 갈등이 펼쳐지고 배교를

거듭하며 목숨을 부지해온 기회주의자 기찌지로에게서도

사랑의 하느님을 발견케 하는 감동의 소설이다.

저자는 배교자란 이유로 교회에서도 이야기하기
 
꺼려하고 역사에서도 말살된 인간을 그 침묵속에서 재생케 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말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약자에 대한 신의 자비를 구하고 약자가 갖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심경을 나타내는 한편

이웃에의 끝없는 사랑, 고통과 죽음에서의 공포가 아니라 배교를 하느냐,

아니면 자기 때문에 신자들이 고통을 받아 거꾸로 매달려야 하느냐
 
아니면 자기 때문에 신자들이 고통을 받아 거꾸로 매달려야 하느냐의
 
양자택일의 궁지에 몰린신부가 신자의 죽음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었던

인간애에서 우러나온 이웃사랑을 보여준다.

저자는 이 책에서 약자에의 신의 자비를 기도하면서 신을 계속 탐구하고

있고 약자를 책하고 벌하는 신이 아니라
 
상처 입은 자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배반자를 용서하는
 
자비로운 어머니같은 신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 작품은 배교를 하게 되는 성직자들의 고뇌의 과정을 쫓으면서도

그 안에 신의 사랑에 찬 자비가 나타나기를 간절히

기원하며 모든 이들이 참된 신앙생활을 이어나가길 바라는
 
저자의 가톨릭시즘의 사랑의 정신이 잘 나타나 있다.

◇ 침묵을 내면서
◇ 책머리에
◇ 세바스티안 로드리고 신부의 편지
◇ 옥중의 로드리고 신부
◇ 네덜란드 상인 우나센의 일기에서
◇ 맺음말